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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마음의 소리, 마음이 그친 것이 뜻이다.

마음 속 수많은 소리의 파편들이 하나가 되고, 그 것이 머물러 변치 않을 때 뜻이 되는 것이다.

한자 의지는 그런 것이다.

마음 속 소리의 파편들이 하나로 형체를 이루고 머무는 것이다.

그 의지는 오래될수록 빛이 난다.

세월의 풍파와 마연(磨硏)으로 만들어지는 빛이다.

그런 의지는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기억의 억(億)은 그런 생각을 담았다.

억은 소전(小篆)에 그 모습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봐도 갑골문에서 보이기에는 뜻이 너무 섬세하다.

사람 인 옆에 뜻 의가 있는 모양이다. 지금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사람 인의 모양과 뜻 의의 모양이 현대화 됐을 뿐이다.

관련 사전에는 금문에도 글자가 보인다.

그런데 그 글자는 뜻 의자와 같다. 본래 뜻 의에 기억이라는 뜻이 같이 쓰이다가 소전을 쓰던 전국시대에 와서 뜻과 기억이라는 의미가 구분 된 것 아닌가 싶다.

분명한 것은 사람의 뜻이 바로 기억의 억이라는 점이다.

사람의 뜻, 사람 마음의 소리가 바로 기억이다.

 

사람의 뜻이 기억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어린 시절을 지나며 뜻을 세우고, 그 세운 뜻이 남아 기억이 되는 간단한 이치다.

 

此情可待成追億(차정가대성추억)

오늘 이 정이 추억이 되리니

 

만당의 유미주의자 의산(義山) 이상은(李商隱812~약 858)의 ‘금슬’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시 금슬은 이상은이 죽은 아내를 그리며 썼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남긴 금슬에는 금슬을 켜며 노래하던 아내의 뜻이 남겨있다.

그 뜻이 이상은의 추억이 된 것이다.

오늘의 정은 내일의 추억이 된다.

사람은 그렇게 뜻으로 살고, 추억으로 죽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