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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겁쟁이 우한의 일화 사실일까?

우리에게 해서파관의 저자로 유명한 우한(吳晗;1909~1969)을 비꼬는 일화 하나 있다. 우한이 얼마나 겁이 많은 지 보여주는 일화다.

항일전쟁 당시 우한은 쿤밍에서 교사를 했다. 중국 당시 쿤밍은 일본 폭격기의 시도 때도 없는 폭격을 받았다. 그 때마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함께 긴급피난을 해야 했다.

젊은 학생들이야 순식간에 수십 미터를 달려 숨을 곳을 찾았지만, 교사들은 체력이 달랐다.

무엇보다 당시 교사들은 가부좌를 틀과 정좌를 한 채 책을 읽는 게 일반적이었다.

즉 평소 걸음걸이가 자연스럽게 팔자걸음이 된다. 더욱이 점잖은 체면에 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곁에서 폭탄이 터지고 사람이 죽는데? 체면을 챙길까?

실제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 순간 어떤 면모를 보여주느냐가 진정한 수양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쿤밍의 학교 교장의 경우 폭격을 앞두고 지팡이처럼 쓰는 긴 우산을 들고, 조금도 흔들림 없이 천천히 ‘긴급(?)대피’를 했다. 하지만 우한은 아예 체면을 챙기지 않았다. 기고, 달리고, 또 기고 달리고 그렇게 숨을 곳을 찾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어디 선생의 풍모가 저렇더냐”고 놀렸다고 한다.

 

이 우화를 읽고 아마도 사실이었겠지만, 우화가 널리 퍼진 것은 문화대혁명으로 우한에 대한 탄압이 시작된 뒤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최근 중국 공산당 4중전회가 끝이 났다. 중국 스스로가 ‘신시대’라 부르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지도체제가 갈수록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그런데 듣다보면 이상한 게 바로 ‘신시대’라는 용어다.

시대가 새롭다는 건지, 지도부가 새롭다는 건지 혼용돼 있다. 사실 우린 대부분 중국이 자신들이 세계무대에 우뚝 선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용어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다르다.

신시대, 이것은 중국 지도부 자체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또 현 중국 지도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중국 1세대, 2세대, 소위 3세대 지도부를 꿰뚫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1기는 마오쩌둥 시대, 2기는 덩샤오핑 시대, 3기는 후야방 이후 지도자들을 의미한다.

이들의 특징은 전쟁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사람을 죽였거나, 곁에서 죽는 사람을 봤다는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다.

특히 1,2세대는 중국 대륙에서 국민당과 일본과 극적인 열세 속에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의 처음과 끝을 다 봤다는 의미다.

 

간단한 이치지만 이 게 그리 단순하지만 않다.

본래 전쟁이 보여주고 가르쳐 주는 건 참 많지만 한마디로 하면

‘인간의 본성’이다.

 

타고 난 품성은 가장 위급할 때 드러난다. 목숨을 쫓길 때, 경황지중에 본색이 드러난다.

10의 9이 위급한 순간 자신이 살기 위해 배신을 했다,

일부 골수 간부들은 살아남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기 위해 겉으로 배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다시 문화대혁명의 시기 홍위병의 손에 죽음을 당하고 만다.

 

이게 바로 구시대 중국 지도부의 특징이다.

사람의 본성을 잘 안다는 것, 두려움이 무엇인지, 행동하는 용기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신자를 처벌을 해도 죽이지는 않았다. 살아서 평생을 받는 고통이 더 크다는 것도 알았기 때문이다.

 

훗날 평화시대 두려움과 용기를 입으로만 말해도 되는 시기를 사는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배신자”, “겁쟁이”라 욕을 하고, “매국노”라 비판을 한다.

우한의 일화 역시 그렇게 나온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중국 이야기만 아닌 듯 싶다. 너무나 쉽게 평화의 시대 태어난 난국을 산 우리 선인들을 재판하고 단정한다. 솔직히 자격이 있나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