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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밤 그리움은 누구에게 깃들까?

中庭地白树栖鸦, 冷露无声湿桂花。
zhōng tíng dì bái shù qī yā, lěng lù wú shēng shī guì huā 。
今夜月明人尽望, 不知秋思在谁家? 
jīn yè yuè míng rén jìn wàng, bú zhī qiū sī zài shuí jiā?
가을 정원 땅엔 흰 서리, 
나무엔 검은 새.
차가운 이슬에 계수나무, 
소리 없이 젖고.
사랑하는 이라면 이 밤,
저 달을 보겠지?
그런데 이 가을 그리움,
누구에게 깃들까?

조금씩 한기가 스미는 가을의 보름밤,
유달리 달이 밝다.
땅에 하얀 서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서리에 반사된 달빛이 은은히 저 깊은 곳 감성을 끄집어 낸다. 

 

 

  

 

 

 

 

 

 

© Tabor, 출처 Pixabay 

 

차분하면서 예쁜 시다.
당 시인  王建 766?~830? 의 '보름달을 보다 두랑 중에게'十五夜望月寄杜郎中라는 시다. 
장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인이다.
대력(766~779)에 진사 진급을 해 관직에 올랐다.
악부체 시에 능했다. 

왕건 초상 출처=바이두

이 시를 정말 잘 설명한 두 마디가 있다.
‘难描难画’
“묘사描写와 시정诗情이 참으로 드물다.”
‘落句有怀’
“구절구절에 감성이 스며 있다.”
전자는 '당시직해'에 나온 평이고, 후자는 '당시순해'에 나온 평이다.
딱 그대로다.

마당 한가득 서리 내린 가을밤 보름달이 떴다.
땅이 온통 하얗고, 나무엔 검은 새가 앉았다.
잠들었던 시인도 깨우는 정경이다. 이백은 밝은 창에 눈을 떴다. 

 

 

 

 

 

 

  

 

 

 

© cocoparisienne, 출처 Pixabay 

 

모두가 달의 마법에 걸리는 순간이다. 
하얀 땅에 은은히 반사되는 저 달 빛에는 묘한 마법이 걸려있다.

순간 모두가 마법에 걸린 달을 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랑했던, 사랑을 할 사람이라면 빠짐없이 달을 본다.

달은 아주 특별한 이들만 골라 주문을 건다.
저 달 빛을 타고 내리는 그리움이다.
극한의 그리움이다. 

누굴까? 달 빛의 선택을 받은 이 누굴까?
밤 하늘에 내려온 그리움은,
누구에게 깃들까?
不知秋思在谁家?

© n8rayfield,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