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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글자 늘면, 그리움 한 치 줄고

洛阳城里见秋风,
luò yáng chéng lǐ jiàn qiū fēng,
欲作家书意万重。
yù zuò jiā shū yì wàn zhòng 。
复恐匆匆说不尽,
fù kǒng cōng cōng shuō bú jìn,
行人临发又开封。
háng rén lín fā yòu kāi fēng 。
이 도시에 가을바람 보이면,
그리운 님에게 편지를 써요.
쓰고 써도 다 못 쓴 이 마음,
그저 편질 고치고만 있네요.

역시 편지는 손으로 종이에 써야지 싶다.
쓰고, 고치고
그리움에 떨어진 눈물의 자국까지,
종이 펜으로 쓴 편지는 글만 담는 게 아니다.
그 옛날엔
종이도 아니었다.
좀 있는 이라면 비단 손수건, 가난한 선비라면 산에서 주은 커다란 잎이 바로 종이였다.
가난해서 더 낭만이었던 시절이었다. 

당 시인 장적 张籍 767~830의 '가을의 생각'秋思다.
현재 장쑤 쑤저우, 당대 오군이 고향이다. 시는 악부체에 능했다.

바이두는 이 가을 생각이란 시에 "짧은 언어에 무궁한 맛이 있다"라고 평했다.
정말 너무 적합하다 싶다.
간단히 가을 가족 생각에 편지를 쓴 전후의 마음을 담았다. 

낙양성은 당대 가장 번화했던 도시다.

지금의 서울 이상 번화했던 곳이다. 번잡스러웠던 도심에 가을바람이 분다.
시는 가을바람을 본다고 했다.
어찌 바람을 볼까?
낙엽을 통해서 본다. 바람의 모습에 따라 낙엽이 춤춘다.

그리움은 정말 묘한 감정이다.
그리움이 커질수록 마음이 허전해진다. 비워진다.
마음에 뭔가 차 있어야 글이 되는데,
마치 가을바람처럼 손을 뻗어 잡으려 하면 바람은 어딘가로 가고, 
손에 남는 게 낙엽뿐이다.
그렇게 수십 번을 손을 뻗어 잡아낸 낙엽들을 글로 써 본다.
여전히 낙엽은 낙엽이지 바람이 아니다.
내 그리움이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라는 생각에 겨우 글을 쓰고, 
편지를 봉투에 넣는다.
하지만 곧 다시 꺼내고 만다. 뭔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1500여 전의 당나라는 지금과 다르다.
카카오톡에 몇 자 쓰고, 히죽 웃는 이모티콘 붙여서 '보내기'하면 끝나는 게 아니다.
파발마가 몇 달을 달려서 편지를 전한다.
그 파발마는 자주 있는 게 아니다. 며칠에 한번, 아니 심할 때는 몇 달에 한 번 있을까 싶다.

편지봉투를 파발마에 전하고 돌아서는 데,
'아 아니다' 싶다.
꼭 해야 할 말이 빠졌다. 결국 다시 봉투를 연다. 또 한자를 고친다. 
편지에 한 글자가 채워지고 
내 마음의 그리움은 한치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