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0 (일)

  • 흐림동두천 1.7℃
  • 구름많음강릉 8.0℃
  • 흐림서울 6.9℃
  • 흐림대전 7.7℃
  • 흐림대구 10.0℃
  • 울산 8.2℃
  • 광주 7.3℃
  • 부산 8.1℃
  • 흐림고창 6.9℃
  • 제주 12.2℃
  • 흐림강화 5.6℃
  • 흐림보은 5.1℃
  • 흐림금산 8.4℃
  • 흐림강진군 9.3℃
  • 흐림경주시 9.6℃
  • 흐림거제 9.2℃
기상청 제공

고난 속에 모두 달을 보네

天山雪后海风寒, 横笛偏吹行路难。
tiān shān xuě hòu hǎi fēng hán, héng dí piān chuī háng lù nán 。
碛里征人三十万, 一时回首月中看。
qì lǐ zhēng rén sān shí wàn, yī shí huí shǒu yuè zhōng kàn 。
눈 내린 뒤 겨울바람 서린데
어디선가 들리는 호적 소리
고난의 삶, 길 위의 우리 모두
홀린 듯 고개 들어 달을 보네

삶은 고난이다. 그래서 그 속에 행복이, 단잠短暂의 행복이 있는 것이다.
오랜 행군 속의 꿀같은 휴식처럼…
그래도 결국 힘든 게 삶이다.
주변의 모든 게 무거운 짐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마치 힘든 모래밭 길을 걷듯,
유일하게 바라는 게,
단지 이 고난이 삶이 아니길 하는 것 뿐이다. 

 

 

 

 

 

 

 

 

 

 

 

 

© fancycrave, 출처 Unsplash

당시인 이익李益748—829의 "북방으로 출정하다."从军北征다.
이익은 지금으로 치며 간쑤甘肃 우웨이武威 출신이다. 당시는 농서陇西 고장姑藏이라고 불렸다. 
대력大历 4년, 769년에 진사가 됐다.
10년 변방 생활을 하면서, 전방의 어려움을 시로 많이 남겼다.
칠언절구에 능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는 북방 토벌에 나서는 군인들의 심정을 그렸지만, 해석은 그냥 삶의 행군을 하는 우리의 모습으로 바꿨다.
어찌 보면 전쟁터로 향하는 군인의 절실함은 감소했다.
하지만,
한시를 뜻풀이 이상의 시정诗情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시는 한 겨울 중국 천산 주변을 행군하는 군대의 모습을 담았다. 

天山雪后海风寒
천산 대설 뒤 청해의 바람이 서린데

여기서 바다는 청해의 호수를 말한다.
간결하지만, 짧게 시의 배경을 생생하게 그렸다.
그 속 사람들의 마음도 느껴진다.
'춥고, 불안하다.' 

 

 

 

 

 

 

 

 

 

 

 

 

© prosperitymentr, 출처 Pixabay

이런 순간 어디선가 피리 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다른 노래가 아닌 '삶이 어려워'行路难라는 제목의 노래다.
정확히 '(삶의) 길을 가기 어려워'다.
 당대 가장 유명한 노래다.
이백 등 수많은 이들이 그 곡에 가사를 붙여 노래를 불렀다.

하필이면 이때, 평소 들어도 슬픈 노래가 들린다.
수만의 군사들은 군장을 매고 사막의 모래 길을 걸어온 상태였다.
마음속엔 곧 만날 적에 대한 두려움,
몸은 오랜 행군으로 피곤에 찌든 상태였다.
정말 하필이면 이때, 노랫소리가 들린다.  

 

 

 

 

 

 

 

 

 

 

 

 

 

 

 

 

 

 

© brenkee, 출처 Pixabay

모두 수만리 모래 길을 걸어온 뒤였다.
무거운 군장이 어깨를 짓누르지만 추위에 쉬지도 못하고 걸었다.
그런 고난도 떨쳐내지 못한 게 두려움이다.
이제 곧 만날 적, 곧 벌어질 전투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혹 내일 우리 가운데 누구는 목숨을, 누구는 팔과 다리를 잃을 것이다.'

피리 소리가 들린 순간. 
묘한 슬픔이, 위안이 가슴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모두가 홀린 듯 누가 부르기라도 한 듯 한곳을 쳐다본다.
소리가 난 곳이 아니다. 저 하늘이다.
모두의 시선이 머문 곳엔 하얀 달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 내 가족이, 내 사랑이 있다. 

 

 

 

 

 

 

 

 

 

 

 

 

 

 

 

 

 

 

 

 

 

 

 

 

 

© jtylernix,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