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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솔방울 툭 떨어지면 그리운 님도 잠 못 들겠죠.

怀君属秋夜, 散步咏凉天。
huái jun1 shǔ qiū yè, sàn bù yǒng liáng tiān 。
空山松子落, 幽人应未眠。
kōng shān sōng zǐ luò, yōu rén yīng wèi mián 。
이 가을 문뜩 그대 생각에
찬 밤 거닐며 노랠 부르죠.
산속 솔방울 툭 떨어지면
그리운 님도 잠 못 들겠죠.
© rulasibai, 출처 Unsplash

산 능선 붉은 노을이 진다.
뒤 산 능선을 기어 온 어둠이 하늘을 채우고,
달빛이 서늘한 가을밤에 밝기만 하다.
햇볕이 있는 낮은 아직 더운데, 밤 기운은 어느새 서늘하다.
차가운 하얀 달의
교교함에 문뜩 떠오른 게 옛사랑이다.

위응물韦应物737~792의 '가을밤 구원 외에게 보내다'秋夜寄邱员外란 시다. 

위응물 초상 출처=바이두

위응물은 당대 수도 장안 출신 인물이다.
집안이 당대 대대로 벼슬을 한 명문이다. 15세에 이미 당 현종을 지근에서 모시는 경호 책임자였다.

명문 출신에 빠른 출세 어려서 방약무인했으나,
안사의 난 이후 공부를 해 수양을 했다고 한다.
이후 지방관을 지내 백성들을 위한 선정을 베풀었다.

위응물은 오언절구의 경지를 이뤘다는 평을 받는다.
소개한 시는 그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실제 단아한 시상, 절제된 시어가 독자들을 선경의 세계로 이끈다.

시는 위응물이 지인인  구단邱丹을 그리며 썼다고 제목이 밝히고 있다.
구단은 위응물과 함께 시를 짓고 노래했던 사이다.
시를 썼을 때 이미 저장浙江성의 린핑临平산에 은거하고 있었다.

이백이 그랬듯 시인과 술을 마셔야 천고에 이름을 남기는 법이다.
구단이 그랬다. 산속으로 세상을 피해 숨었지만, 
위응물의 시 탓(?)에 결국 천고에 이름을 남기고 말았다. 

© jplenio, 출처 Pixabay

시상은 참 단순하다.
조금 서늘한 가을밤이다. 밤 하늘에 하얀 달이 교교하고,
옛 친구 생각에 절로 노래가 나온다.
함께 부르던 노래다.
그런데
이 조용한 산속에 툭툭 소리가 들린다.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다.
너무도 조용해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다시 하늘을 보니 친구의 얼굴이 떠 있다. 

幽人应未眠。
친구야, 너도 이 밤 
잠 못 들어 하는구나!

시의 번역은 친구보다 연인을 그린다고 표현했다.
친구를 그린다고 보기에 너무 그 정이 절절하다 싶었다.
그 시절 우정은 남녀의 사랑만큼 깊었던 모양이다. 

© autumnmott, 출처 Unsplash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