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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불효에 울고, 어머닌 그 아들에 울고

永痛长病母, 五年委沟溪。
yǒng tòng zhǎng bìng mǔ, wǔ nián wěi gōu xī 。
生我不得力, 终身两酸嘶。
shēng wǒ bú dé lì, zhōng shēn liǎng suān sī 。
병든 엄니를 저 홀로
그리 오 년 버려두니
아들 낳아 무엇하나
평생 난 불효에 울고
엄닌 그 아들에 울고

세상에 자식들이 눈물 없이 어찌 읽을까?

두보의 세 가지 이별 가운데 '무가 별'无家别이다.
'이별할 가족도 없는 이별'이라는 의미다.
 

  

 

 

 

  

 

 

 

© anniespratt, 출처 Unsplash

 

병든 모친이 죽었는데,
무덤 하나 만들지 못하고 계곡에 던져야 했다.
산목숨 위해 난을 피하는 게 급했다.
그렇게 피난길에 오른 지 5년,
매일매일 꿈속엔 다정했던 어머니 얼굴이 보였다.

꿈속에서 어머닌 언제나 아들 걱정이셨다.
새벽 헤어질 무렵 어머니는 언제나 울음을 참지 못했다.
난리 통에 살아 있는 아들이 안타까우셨던 게다.
 

아들아, 밥 굶지 마라!
아들아, 위험한 곳에 가지 마라!
아들아 ….

잠에서 깨면 시신도 버려진 어머니 생각에 이번엔 불효자가 운다. 
하지만 그도 잠시 다시 나 살기 바쁠 뿐이다.
 

  

 

 

 

 

 

 

 

© Karen_Nadine, 출처 Pixabay

 

처절한 시구가 언제 읽어도 가슴을 저미게 한다.
역시 두보다.
이 시는 759년 봄에 썼다고 한다. 이때는 안록산의 난이 발발한 지 5년째다.
당나라 천하가 가장 어지러울 때다.
반란군은 반란군대로 관병은 관병대로 서로의 승리를 위해 백성들을 착취했다.
 

시는 이 불효자가 고향에 돌아온 이야기다.
돌아온 고향은 폐허가 됐다. 
집에는 가족은 없고, 들짐승들이 털을 곤두세우고 맞을 뿐이다.
이웃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남자들은 전쟁터에 끌려가 과부 몇몇만 살고 있을 뿐이다.
겨우 살아 돌아왔더니, 마을 관리는 또 부려 먹으려고만 한다.
그리고 떠올린 것이 계곡에 버리고 간 어머니다.

소개한 구절은 시의 거의 끝부분이다.
 

人生无家别, 何以为蒸黎。
rén shēng wú jiā bié, hé yǐ wéi zhēng lí 。
살아 가족도 없는 이별을 
해야 한다면,
어찌 사람의 삶이라 할까?

무가별은 두보 시의 백미다.
이백이 시로 써야 할 것만 소재로 시를 썼다면, 
두보는 쓰지 못할 것을 소재로 시를 썼다.
이백이 하늘의 음률을 노래했다면, 두보는 땅의 슬픔을 노래했다.
요즘으로 치면 브레히트가 말한 '시를 쓸 수 없는 시대'를 노래했다고 할까?
땅 위의 사람들이 두보를 좋아하는 이유다 싶다.

 

 

  

 

 

 

 

 

 

 

 

 

 

© mili_vigerova,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