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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은 하필 그리움만 비추네

草色青青柳色黄, 桃花历乱李花香。
cǎo sè qīng qīng liǔ sè huáng, táo huā lì luàn lǐ huā xiāng 。
东风不为吹愁去, 春日偏能惹恨长。
dōng fēng bú wéi chuī chóu qù, chūn rì piān néng rě hèn zhǎng 。
풀 푸르기에 더욱 누런 버드나무
흐드러진 복사꽃 틈 오얏꽃 향기
동쪽 봄바람 괜히 시름만 흔들고
봄 햇살은 하필 그리움만 비추네

겨울의 끝에 찾은 강변이다. 온기 든 바람이 동쪽에 불어온다. 
하늘하늘 풀들이 춤을 춘다.
풀 사이 맺힌 꽃망울이 흔들리며, 향을 뿌린다.
바람에 꽃향기 얼굴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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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inasofia, 출처 Unsplash

참 예쁜 시다. 두보의 엄숙함에서 잠시 벗어났다.
우리의 저널리스트 시인 두보는 너무 진지하다. 그래서 좀 무겁다.
이번엔 가벼운 시다. 봄 소녀의 감성을 느끼게 한다.
가지贾至718~772의 봄 생각春思이라는 시다. 

가지는 낙양 사람이다. 이백과 절친해 함께 좌천된 뒤 허난 성의 사릉 및 동정호에서 뱃놀이를 했다고 한다.
가지는 많은 시를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시 하나하나가 참 곱다. 
앞서  

이승의 정은 구름 따라 흩어지고
이별의 한만 강물 따라 늘어나요
世情已逐浮云散, 离恨空随江水长。
shì qíng yǐ zhú fú yún sǎn, lí hèn kōng suí jiāng shuǐ cháng 。

이라는 참 고운 구절이 있는 '파릉의 밤에 왕팔과 헤어지다'巴陵夜别王八员外 / 三湘有怀는 시를 소개했었다.
이번 시도 그 못지않게 고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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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rstrand, 출처 Unsplash

강변의 봄 경치를 볼 때 저 앞 벤치에 한 소녀가 눈길을 끈다.
고운 자태가 이제 막 잎을 내는 버드나무 같다.
한 소녀의 시선이 꽃 위에 고정됐다.
하얀 얼굴의 소녀의 눈빛이 흔들린다. 떠난 남자 친구라도 생각나는 것일까?
봄 따뜻한 햇살이 그 눈을 찔렀을까?
소녀가 눈을 손으로 햇살을 가리고 눈을 찡긋거린다.
다음 구절은 이 소녀의 마음이다. 

东风不为吹愁去, 春日偏能惹恨长。

이 시를 표현도 과학적이고, 예리하다.
본래 버드나무는 잎은 푸르고, 꽃은 누렇다.
초봄에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게 버드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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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ttsokalo, 출처 Unsplash

 

봄의 생각에 대해 이백도 시를 남겼다.

역시 봄바람에 대한 표현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예쁘다. 

 

春风不相识, 何事入罗帏?
이 봄바람,
난 알지도 못하는데,
무슨 일로 
내 방 창에 들어올까?

모두 같고 싶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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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uan Hoa Le, 출처 OGQ
글 = 박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