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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로 부르는 아리랑 … 그 한 천년 내 흐르네

画图省识春风面, 环佩空归夜月魂。
huà tú shěng shí chūn fēng miàn, huán pèi kōng guī yè yuè hún 。
千载琵琶作胡语, 分明怨恨曲中论。
qiān zǎi pí pá zuò hú yǔ, fèn míng yuàn hèn qǔ zhōng lùn 。
잘못된 사진 탓에 
좋은 인연 놓치고
이국 타향 팔려가
원혼이 돼 왔다네
그 사연 외국 민요
천년 내 불렸는데
그 가락엔 아직도
그대 한이 흐르네

만약 독립이 안돼 우리 아리랑을 일본어로 부르고 있다면 어떨까?
아리랑은 한민족의 독특한 한을 담았는데,
그 게 우리말이 아니라 일본어로 불린다면 어떨까? 

© StockSnap, 출처 Pixabay

두보의 시 '옛 자취를 그리며 읊다'咏怀古迹 5수 가운데 3수다. 
이 다섯 시는 옛사람을 그리며 쓴 시다.
3수는 왕소군王昭君을 그리며 썼다. 앞에서 초나라 명시인 송옥을 그리며 쓴 2수를 소개했었다. 

소개한 부분은 마지막 네 구절이다.
왕소군은 남군南郡 자귀 사람이다. 자귀는 지금의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이다. 
소군은 자다. 본래 이름은 장嬙이었다. 
한나라 원제 때의 궁녀이다.
어찌나 예쁜지 지금까지 중국 역사에 꼽는 4대 미녀 중 한 명이다.

그런데 그녀가 황제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멀리 변방의 이민족 흉노에게 시집을 간다.
사연이 기구하다.

원제는 후궁을 간택을 할 때 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고 택했다.
당대 화가 모연수는 돈을 밝혀,
자신에게 뇌물을 주는 궁녀들만 예쁘게 그려 황제에게 올렸다.
왕소군은 뇌물을 주지 않았다.

훗날 흉노가 화친을 청하자, 원제가 소군을 흉노에게 시집보내기로 한다.
그런데 정작 소군이 떠나는 날 그녀의 미모를 본 황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런 미녀를 내가 몰라 이민족에게 주다니'
황제는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소군이 떠난 뒤 황제는 모연수를 참수하고 그의 전 재산을 몰수했다. 

画图省识春风面
봄바람 같은 얼굴
겨우 알아보게 
그리고

두보는 모연수의 행위를 이렇게 짧게 한 마디로 묘사했다.

왕소군은 그 뒤 흉노의 왕 호한야呼韓邪과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호한야가 죽자, 한나라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한 성제가 거절해 왕소군은 어쩔 수 없이 호한야의 아들과 결혼해 딸 둘을 낳고 살았다.
당시 흉노 풍습은 왕이 죽으면 다음 후계자가 부친의 후첩들을 모두 차지했다고 한다. 

왕소군 이미지화 출처=바이두

왕소군은 노래와 춤도 뛰어났다고 한다.
그녀의 노래와 춤은 모두 흉노의 언어로, 흉노의 왕을 위한 것이었다.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을까?
중국의 미녀 왕소군은 홀로 있을 때만 겨우 자신의 모국어로 노래를 했을 것이다.
누구에게 들려주려는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의 가슴속을 한을 풀어내기 위해서….
두보는 이 심정을 이렇게 적었다. 

千载琵琶作胡语, 分明怨恨曲中论。
비파의 이국 노랫소리지만, 
가락 속 원한은 분명하구나.

 글 = 박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