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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서 마지막 화장을 지워요.

 

自嗟贫家女, 久致罗襦裳。
zì jiē pín jiā nǚ, jiǔ zhì luó rú shang 。
罗襦不复施, 对君洗红妆。
luó rú bú fù shī, duì jun1 xǐ hóng zhuāng 。
仰视百鸟飞, 大小必双翔。
yǎng shì bǎi niǎo fēi, dà xiǎo bì shuāng xiáng 。
人事多错迕, 与君永相望。
rén shì duō cuò wǔ, yǔ jun1 yǒng xiàng wàng 。” 

 

 

 

소녀는 가난했어요.
그대를 위해 
옷 한 벌 사 겨우 꾸몄죠
그런데 
이제 그 옷 다시 안 입을래요
그대 앞에서 
마지막 화장을 지워요
그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요
무수한 새
어느 게 혼자 나나나요?
오직 사람만
무슨 일이 그리 많아
이리 어긋날까요.
우린
영원히 서로 바라만 보네요. 

 

 

 

가녀린 소녀가 담벼락에 기대서 있다.
뭔가를 그리는 눈길이 허공을 향한다. 두 발을 모으고 두 손을 잡은 채 그리 서 있다.
님을 그리는 모습이다.

 

 

 


 

 

두보스러운 시다. 차분한 묘사로 청순가련 소녀의 모습을 그렸다.
두보의 세 가지 이별 가운데 '신혼의 이별'新婚别이다.

 

 

 


 

 

그러고 보니 소녀가 아니다. 갓 결혼한 새댁이다.
시는 새색시의 총 3단계의 사랑 이야기이다. 소개한 부분이 마지막 부분이다.
처음과 둘째 부분은 애써 찾은 사랑이 떠난 일, 떠난 낭군 곁에 지키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그려져 있다.

어린 나이에, 그것도 가난을 딛고 찾아낸 사랑이다.
그런데 그 님이 전장으로 떠난다. 따라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시의 첫 구는 그 이유를 빗대 표현하는 데서 시작한다. 

 

 

 

​“兔丝附蓬麻, 引蔓故不长。
tù sī fù péng má, yǐn màn gù bú zhǎng 。” 

 

 

 

다북쑥과 삼나무 엉킨 덩굴
어찌 길게 자랄까요? 

 

 

 

음. 무슨 소리지?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시가 전개되면서 무슨 말인지 자연히 알게된다. 
알면 다시 읽어도 문장이 새롭다. 

 

 

 

​“전쟁터 갈 이와 결혼하니,
차라리 길가의 꽃이 되지.
그 님의 여인이 된 그날 밤
침대 온기 가시기도 전에
임과 그리 이별을 했다네
너무나 짧은 이별이었지
멀리 가지 않노라 했건만
가신 곳 어찌 이리 먼가요
아직 정식 아내도 아닌데
님 부모님은 어찌 뵐까요
” 

 

 

 

그리고 이어지는 게 소개한 문장이다.
소개한 문장 가운데 한 구절이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문장의 의미를 되새긴다. 

 

 

​“人事多错迕”  

 

 

오직 사람만
무슨 일이 그리 많아
이리 어긋날까요. 

 

 

 

덩굴도 못 자라나는데, 사랑이야 오죽하랴.
세상사 이리 번잡한가!

 

 


글=청로(清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