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1 (월)

  • 구름많음동두천 9.2℃
  • 구름많음강릉 11.3℃
  • 연무서울 8.6℃
  • 흐림대전 8.2℃
  • 연무대구 9.4℃
  • 구름조금울산 11.3℃
  • 흐림광주 7.2℃
  • 구름조금부산 13.5℃
  • 흐림고창 7.6℃
  • 구름많음제주 11.9℃
  • 구름많음강화 6.2℃
  • 구름많음보은 5.0℃
  • 흐림금산 8.6℃
  • 구름많음강진군 11.2℃
  • 구름많음경주시 11.7℃
  • 구름조금거제 13.5℃
기상청 제공

가난한 사귐의 방법

 

翻手作云覆手雨, 纷纷轻薄何须数。
fān shǒu zuò yún fù shǒu yǔ, fēn fēn qīng báo hé xū shù 。
君不见管鲍贫时交, 此道今人弃如土。
jun1 bú jiàn guǎn bào pín shí jiāo, cǐ dào jīn rén qì rú tǔ 。” 

 

 

 

구름처럼 모였다 비처럼 흩어지길 
사람들 얼마나 경박하기만 한가?
그대, 간난한 관포지교를 아는가?
요즘 그 사귐을 돌처럼 버리는구나 

 

 

 

음악을 배워 수학 책에 운율을 넣는다면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다. 
과학 책에 운율을 넣는다면?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운을 넣을 수 있다면?
이 시를 읽고 그 꿈을 이룬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가슴을 울리는 게 아니라 머리를 깨우치는 시다.

 

 

 


 

 

두보의 시 '빈교행'贫交行이다. 
가난한 사귐의 방법
시 제목만으로 이미 풍기는 게 범상치 않다. 

 

 

 


 

 

번역을 더 자세히 하면 시감이 깨진다. 한문의 축약과 운율의 효과를 최대한 살렸다.
좀 더 길어지면 시가 아니라 산문이 됐을거다.

관포지교는 춘추시대 제(齐) 나라 환공桓公, 관중管仲과 포숙아鲍叔牙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서로를 잘 알고 친했던 관중과 포숙아가 서로 다른 주군을 보필해 제나라 군주 자리를 놓고 다퉜다.
포숙아가 모시던 이가 제나라 군주가 된다. 바로 환공이다.
관중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그의 재능을 알고 있었던 포숙아는 환공에게 간청을 한다. 

 

 

 

​“한나라의 군주에 만족하신다면 저의 보필로 충분하지만,
천하의 군주가 되시려면 관중의 보필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관중은 제나라의 재상이 돼 환공을 천하의 패주로 만들었다.
두보는 이런 역사의 한 편을 4구절 노래로 만들었다.

 

 

 


 

 

시를 읽다 보면, 시 속에는 두보의 사람에 대한 짙은 애증이 느껴진다. 
너무나 사랑해서 너무나 미워하는 ….

읽다 보면, 피식하고 웃음도 난다.
"언제나 요즘 젊은이들이 문제"라더니 싶기 때문이다.
문뜩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란 노래가 떠오른다.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아름다운 사연들
구름 속에 묻으리
모두가 꿈이라고” 

 

 

그 아름다운 사연을 묻지 못하는 이가 바로 두보였다 싶다.

 

글=청로(清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