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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달과 함께 외로이

 

江汉思归客, 乾坤一腐儒。
jiāng hàn sī guī kè, qián kūn yī fǔ rú 。
片云天共远, 永夜月同孤。
piàn yún tiān gòng yuǎn, yǒng yè yuè tóng gū 。”  

 

 

 

강변 고향 그리운 한 나그네
천지에 홀로된 못난 지식인
하늘엔 한 조각구름 저 멀리
영원히 밤 달과 함께 외로이

 

 

 

지식인, 참 무거운 이름이다. 한 시대의 무게를 아는 데, 지고 갈 힘이 없다.
평생 얻은 지혜가 있는데 써주는 이 없고, 쓸 곳도 없다.
그냥 고향에 있을걸 …
하필 이리 천지에 홀로 떠도는가? 저 구름처럼 달과 함께 ….

 

 

 


이백의 시 강한江汉이다. 강한은 장강과 한수 사이를 말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 이국의 독자에겐 '강변의 사내'라는 뜻으로도 보인다.

시는 장한을 걷는 늙은 지식인 사내의 심정을 읊었다.
그러고 보니 왜 이백의 시가 우리로 치면 '산울림'같고, 서양으로 치면 밥 딜런 같은 지 알 것 같다.
지식인의 고뇌를 노래로 풀었기 때문이다. 
'乾坤一腐儒'
천지 늙고 못난 지식인
두보가 스스로를 규정한 이름이다. 

 

 



 

 

두보의 시는 남편을 그리는 여인의 사랑, 고향 부모를 그리는 아들의 마음을 그들의 마음으로 전하지 않았다.
지식인 두보의 눈으로 보고 들어 전했다.
어디 아낙네가, 무지렁이 군인이 이 사회의 풍속을 역사에 고발할 수 있었을까?
지식인 두보여서 가능한 일이다.
때론 바로 곁에서, 때론 몇 발작 떨어져서, 심지어 자신의 일마저 또 다른 자신의 눈으로 관찰해 전했다.
이 시 역시 마찬가지다.

강변을 걷는 늙고 못난 지식인의 외로움을 냉정하게 그렸다.
그리고 분노하지 않고, 차분히 그런 자신의 가슴에 아직 사회를 위한 열정이 남았음을 표출한다.
또 그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불평도 살짝 던진다.

 

 

 

​“落日心犹壮, 秋风病欲苏。
luò rì xīn yóu zhuàng, qiū fēng bìng yù sū 。
古来存老马, 不必取长途。 
gǔ lái cún lǎo mǎ, bú bì qǔ zhǎng tú 。” 

 

 

 

해 져도 내 맘은 붉디붉은데
가을바람에 병 좀 나아질까?
예부터 늙은 말 필요한 곳은 
먼 길 가려는 게 아니었음을. 

 

 

 

옛날 행군에 늙은 말을 앞세워 앞 길의 위험을 감지하도록 했다고 한다.
두보의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알면 알수록 더 보인다.
그게 매력이다.

 

 

 


글=청로(清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