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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꽃잎 눈에 담으며 술로 입술을 적신다.

 

一片花飞减却春, 风飘万点正愁人。 
yī piàn huā fēi jiǎn què chūn, fēng piāo wàn diǎn zhèng chóu rén 。 
且看欲尽花经眼, 莫厌伤多酒入唇。
qiě kàn yù jìn huā jīng yǎn, mò yàn shāng duō jiǔ rù chún 。” 

 

 

 

꽃잎 하나 져도 봄 색이 깎이는데,
바람에 우수수 지니 시름만 겹다.
지는 꽃 잎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몸이야 상하든 술로 입술 적신다. 

 

 

 

참 힘든 겨울이었다. 그 겨울을 살아 지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제 강변에서 하나둘씩 꽃이 핀다.
그런데 어디선가 겨울의 남은 기운을 담은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와 꽃 잎을 떨군다. 하나하나가 어떻게 피었는데….

 

 

 


 

 

어디길래 봄에 꽃 잎 하나가 아까울까? 시를 읽으며 든 생각이다.
두보의 시  곡강曲江 2수다. 
곡강은 시안 남쪽 5m 아래 있는 저수지다. 한 무제가 만들었고, 당 현종이 대대적으로 수리했다고 한다.
한 무제 때 이미 사철 꽃이 끊이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것을 당 현종이 다시 가꾸고, 주변에 누각과 절도 지었다고 한다. 당나라 최고의 유락지였던 셈이다. 

 

 



 

 

참 그런데 꽃이 넘치는 이곳에서 꽃이 아깝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정말 그런 순간이 있다. 아침 산 길에 불현듯 날아든 꽃향기에 행복을 느껴본 이라면 안다.
숲길 발 아래 흙의 숨소리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안다.
나비가 인사를 하고, 휘날리는 꽃잎이 내게 속삭인다.
한 잎 한 잎 
마치 커다란 우주인 양,
그렇게 사물들이 살아나 내게 눈과 입으로, 손길로, 입김으로 이야기한다.
오직 마음이 가난한 이라면 안다. 

 

 

 

 

곡강을 찾은 두보가 그랬다. 곡강의 전경이 눈 앞에 그렇게 다가왔다.
소개한 구절은 곡강 2수의 1수 앞부분이다.
이어지는 구절에선 넓디넓은 곡강 정경의 파편들이 커다란 거울이 돼 다가온다. 

 

 

 

​“江上小堂巢翡翠, 花边高冢卧麒麟。
jiāng shàng xiǎo táng cháo fěi cuì ,huā biān gāo zhǒng wò qí lín 。” 

 

 

 

강가 비취 새 작은 집 짓고,
기린 석상 묘 옆에 누었네.

 

 

 

이쯤 되면 꽃에 취해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해 꽃을 즐긴다.
세상이 모든 것과 오공으로 소통을 한다. 무엇을 바랄까? 오직 하나뿐이다. 

 

 

 

​“ 细推物理须行乐, 何用浮名绊此身
xì tuī wù lǐ xū háng lè, hé yòng fú míng bàn cǐ shēn” 

 

 

 

만물과 함께 즐길지니,
어찌 허명에 찌들까?

 

 

 

글=청로(清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