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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잘 살 수 있다면

 

安得广厦千万间,大庇天下寒士俱欢颜!
ān dé guǎng shà qiān wàn jiān ,dà bì tiān xià hán shì jù huān yán !
风雨不动安如山。
fēng yǔ bú dòng ān rú shān 。” 

 

 

 

어찌 천만칸 집을 지어
천하 가난한 선비 모두
비바람 속에 산처럼 
걱정없이 웃으며 살까? 

 

 

 

요즘으로 치면 댓글이 가장 많이 달렸다고 할까? 가장 오래 가장 많이 회자된 시구 가운데 하나다. 
지금도 중국에서 주요 정책이 소개되는 기사에 빠지지 않고 인용된다.

 

 

 


두보의 '가을 바람에 지붕 날려 지은 노래'茅屋为秋风所破歌다. 
개인적으로 이백을 '소올과 발라드'풍风에, 두보를 락Rock풍风에 자주 비교하는데, 그 이유를 분명히 보여주는 시다.
마치 산문과 같은 스토리를 노래로 기가 막히게 풀어냈다.

 

 



 

 

시는 늙고 힘없어 초가집을 간수하기도 힘든데, 가을 바람에 초가지붕이 날아가는 사고까지 겹치는 내용이다.
소개한 부분은 이 시의 가장 유명한 부분이고, 끝부분이다.
시의 사연은 다시 테잎을 돌려 앞으로 가야 한다. 전주前奏는 4분의 4박자 흥이 든 기타 소리다.

애써 다듬어 지은 초가 지붕이 바람이 날아간다.
저 멀리 하늘로 치솟더니, 표표히 떨어지다 다시 바람에 하늘로 치솟길 반복한다.
멀리는 저 강너머 저편으로, 가까이는 바로 땅에 떨어진다.
높게는 나무 위에, 낮게는 바닥을 구르다 연못에 빠진다.
순간 남쪽 마실 개구장이들이 우르르 달려든다. 앞다퉈 서로 조각난 초가 지붕을 집어든다. 
일부는 가슴 가득 초가 조각을 들고 숲으로 도망친다.
소리 쳐보지만 들은척도 않는다. 

 

 

 

​“八月秋高风怒号,卷我屋上三重茅。
bā yuè qiū gāo fēng nù hào ,juàn wǒ wū shàng sān zhòng máo 。
茅飞渡江洒江郊,
máo fēi dù jiāng sǎ jiāng jiāo ,
高者挂罥长林梢,
gāo zhě guà juàn zhǎng lín shāo ,
下者飘转沉塘坳。
xià zhě piāo zhuǎn chén táng ào 。
南村群童欺我老无力,忍能对面为盗贼。
nán cūn qún tóng qī wǒ lǎo wú lì ,rěn néng duì miàn wéi dào zéi 。
公然抱茅入竹去
gōng rán bào máo rù zhú qù” 

 

 

 

8월 거센 바람 불어오니
내 초가산간 풍비박산.
초가 풀들 강건너까지 날려가
때론 나무 위에, 
때론 떼구루루 연못 위에 
떨어졌다네
남쪽 마실 아이들, 
늙은 내가 눈 앞에 도적도 
어쩌지 못할거라 깔보고 
당당히 떨어진 초가 
집어 숲으로 도망을 가네

 

 

 


 

읽다보면, 리듬이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를 떠올리게 한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고는 소리 조그많게 들리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보다 
소금에 절여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 

 

 

 

슬프지만 어깨가 들썩이고, 어깨가 들썩이지만 잔잔한 정흔情狠이 담긴 곡절이다. 분노를 춤으로 풀고, 슬픔을 환희로 푸는 경지다.
그리고 처음 소개한 시구가 등장한다. 고상한 이상을 지닌 이 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呜呼!何时眼前突兀见此屋,吾庐独破受冻死亦足!
wū hū !hé shí yǎn qián tū wū jiàn cǐ wū ,wú lú dú pò shòu dòng sǐ yì zú!” 

 

 

 

세상 모두가 잘 산다면 아무런 문제없을텐데,
나 하나 쯤 얼어 죽더라도 좋으련만 …. 

 

 

안타깝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오죽했으면 아직도 두보의 시구가 회자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