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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의 정情은 구름 따라 흩어지고 이별의 한恨만 강물 따라 늘어요

 

柳絮飞时别洛阳, 梅花发后到三湘。
liǔ xù fēi shí bié luò yáng, méi huā fā hòu dào sān xiāng 。
世情已逐浮云散, 离恨空随江水长。
shì qíng yǐ zhú fú yún sǎn, lí hèn kōng suí jiāng shuǐ cháng 。” 

 

 

 

솜버들 꽃 날릴 때 우린 헤어졌죠
이제 매화 이곳까지 피어 왔는데
이승의 정은 구름 따라 흩어지고
이별의 한만 강물 따라 늘어나요

 

 

 

문뜩 우리 가요가 떠오른다.
아재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가요다. 매년 10월의 마지막 밤에 노래방에서 들리는 노래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었죠.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참 고운 시다. 가지贾至718~772의 '파릉의 밤에 왕팔과 헤어지다'巴陵夜别王八员外 / 三湘有怀이다. 
원외는 벼슬 이름이다. 
낙양 사람이다. 이백과 절친해 함께 좌천된 뒤 허난 성의 사릉 및 동정호에서 뱃놀이를 했다고 한다.
가지는 많은 시를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시 하나하나가 참 곱다. 주변의 경물을 빌려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데 대단히 깊은 조예를 보여준다.

시를 읽고 떠올린 가요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사실 매년 잊은 듯싶었던 계절이다. 매년 한순간만 되면 다시 떠오른 계절이다.
무슨 의미인지 이별이 있어 본 이만이 안다.
이별이 있고 나면 계절의 의미가 달라진다. 한 해 한 해의 의미도 달라진다.
모든 것이 이별의 그 순간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언제나 이별로 돌아오는 계절이 된다.

 

 

 

시가 그렇다. 솜 버드나무 꽃 휘날릴 때 헤어졌는데, 이 땅에 어느새 매화가 피어 오기 시작한다.

그 순간이 또 다가오기 시작한다. '올해는 그댈 볼 수 있을까' 꿈을 가지게 되지만, 바로 깨닫는다. 그 꿈은 이룰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어느새 눈가엔 눈물이 맺힌다. 
이승의 정은 저 구름 따라 흩어져 가고, 내 눈의 눈물만 점점 늘어만 간다.
시인은 "강물 따라 이별의 한만 커져간다"라고 했다. 

 

 

​“离恨空随江水长”  

 

우리 고려의 시인 정지상의 시구도 이 시에 어울리는 공명이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 수하 시진) 
dà tóng jiāng shuǐ hé shí jìn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bié lèi nián nián tiān lǜ bō” 

 

 

 

대동강이 언제 마르랴.
매년 눈물로 채우는데

 

 

끝으로 사족을 달면, '离恨空随江水长'의 구절은 달리 퇴고를 하면 어떤가 싶다. suí jiāng shuǐ cháng이라는 음은 아무래도 입에 딱 붙는 화음은 아니다 싶다. 한국어로도 '수강수장', 발음하기 껄끄럽다.  

 

 

​“离恨随江年年长
lí hèn suí jiāng nián nián zhǎng” 

 

 

이별의 한만 매년 강 따라 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