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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강물이 아무리 깊어도 우리 정情만 할까?

 

李白乘舟将欲行, 忽闻岸上踏歌声。
lǐ bái chéng zhōu jiāng yù xíng, hū wén àn shàng tà gē shēng 。
桃花潭水深千尺, 不及汪伦送我情。
táo huā tán shuǐ shēn qiān chǐ, bú jí wāng lún sòng wǒ qíng 。” 

 

 

 

배 떠나는 순간 
그대의 이별가 
저 멀리 들리네
예쁜 강물이 
아무리 깊어도
우리 정만 할까?

 

 

 

오랜만에 찾은 고향, 옛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옛정이 새롭다.
밤 깊어 달 밝은 길, 아쉬움을 뒤로하고 귀갓길에 나서는데, 친구가 계속 따라나선다. "이제 됐으니 돌아가라, 돌아가라" 하니, 친구가 겨우 발걸음을 멈춘다. 홀로 서둘러 발길을 재촉하려는 순간 다시 친구의 목소리가 들린다.

 

 

​“친구야, 잘 가라. 내년에 다시 한번 보자. 건강하고.”  

 

 

돌아보니, 친구가 차마 돌아서지 못하고 소리치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흔든다.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 
'그래 친구야, 건강하렴. 우리 꼭 다시 보자'

 

 

이백의 시 '왕룬에게 바치다'赠汪伦이다.
본래 소개하지 않으려 했지만, 아쉬워 읽고 읽다 결국 소개를 한다.

 

 

소개하지 않으려 한 이유가 이백, 그 자신 때문이다. 
이 시에 넘치는 그 자신감에 왠지 거부감이 들었다. 
시 첫 단어가 자기 이름이다. 
제목은 친구 이름이다.

 

 

 


이게 보통 자신감으로 될 일이 아니다. 
자기 이름에 대한 웬만한 자부심이 없으면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할 일이다.
본래 한시에서 금기가 시상이 단순하고, 직접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백의 시는 그 금기를 어긴 것은 물론, 아예 자기 이름과 친구 이름까지 넣었다.
그렇게 시를 쓰다니 참 대단하다 할 밖….              

 

 

 

그런데 이 시는 이백은 역시 이백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좋다. 
아니 단순해서 너무 직접적이어서 좋다.

"저 달이 아무리 밝아도 우리의 정만은 할까?"
헤어지기 너무 아쉬운 친구에게, 연인에게 이 말보다 더 진실된 말이 또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 이백의 시는 좀 더 멋있다.  

 

 

桃花潭水深千尺, 不及汪伦送我情。

 

 

지금도 친구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다. 
감동만 전하고 싶어서 이름은 모두 뺐다. 순수한 개인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