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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산사의 종소리가 나그네 머문 배에 닿네.

 

“月落乌啼霜满天, 江枫渔火对愁眠。
yuè luò wū tí shuāng mǎn tiān, jiāng fēng yú huǒ duì chóu mián 。
姑苏城外寒山寺, 夜半钟声到客船。
gū sū chéng wài hán shān sì, yè bàn zhōng shēng dào kè chuán 。”

 

 

 

달도 진 밤 까마귀 울고 
서린 내리는 데,
강변 단풍, 고기잡이배 등불에 
잠 못 드네.
이 성 밖 한적한 산사의
깊은 밤 종소리 
나그네 머문 배에 닿네. 

 

 

 

고즈넉 밤, 낯선 땅에 배가 정박해 하루를 묵는다. 산새 소리에 고기 잡는 어부의 요란함에 잠을 설친다.
고향에 두고 온 사랑하는 가족 모습이 나그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밤새 전전반측 뒤척여 보지만, 잠이 들지 않는다. 순간 들리는 은은한 종소리, 마치 그녀의 손길 마냥 나그네를 꼭 감싼다.
저 산 어딘가 있는 산사의 종소리다. 

 

 

낯선 타향에 잠 못 들어 하는 나그네의 모습을 생생히 그렸다. 
중당 시인 장계张继약 715~약 779의 시, '단풍나무 강변의 일박'枫桥夜泊 / 夜泊枫江이다. 
장계는 이백이나 두보에 비해 유명한 시인은 아니다. 생애에 대해서도 많은 기록이 없다. 
753년 진사가 됐다는 정도다. 시도 불과 50 수 정도 남겼을 뿐이다. 
그러나 그의 시들은 한시의 작법인 비흥比興기법이 뛰어나 후대의 모범으로 꼽힌다.
비흥이란 비유를 통해 특징을 도드라지게 만들고, 그로 시감을 정점에 오르도록 하는 한시 표현의 한 방법이다.
당장 이 시가 그렇다. 
달도 없는 밤의 까마귀 울음소리, 그러면서 바로 곁의 잠을 설치게 하는 고기잡이배의 등불과 요란한 소리….
이런 하나하나가 어딘가 낯선 느낌을 만들어 간다. 
종국에 감성이 일어 모아지는 게 바로 '근심스러운 잠'愁眠이다. 자야하는 데 못자는 잠이다.
앞에서 묘사된 정경이 없어도 잠 못 들 판인데, 어두운 밤 웬 까마귀는 이리 울고, 춥기까지 하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한 지 어부가 등불을 켜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고기를 잡는다. 
달도 진 어두운 밤이어서 어부의 등불은 더욱 밝기만 하다. 
처음 가족 생각에 잠이 오지 않더니, 이젠 나그네도 슬슬 걱정이 된다. 잠을 못 자면 아침부터 봐야 할 일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
몸을 이리 뒤척이면 가족 생각이고, 저리 뒤척이면 아침 일 생각이다. 이리저리 걱정이다. 
순간,
저 멀리 산사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마치 저 멀리 고향의 가족이 그를 위해 보낸 위로 같다.
아련히, 아련히 종소리가 귓가에 스러진다.

 

 

그렇게 나그네가 잠들면서 시도 끝난다. 
한시의 지명을 그대로 쓰면 익숙지 않은 이들이 보기에 시감이 떨어진다 싶어 뺐다.
한적한 산의 사찰은 한산사를 그냥 풀어쓴 것이다.
쑤저우苏州 펑차오枫桥진에 있는 사찰이다. 본래 이름은 묘리보명탑원妙利普明塔院이다. 
한산사로 불렸는데, 당대 승려 한산의 이름을 딴 사찰이라는 설도 있고, 그냥 한적한 산의 사찰이라는 의미라는 설도 있다.
이 절의 종은 대단히 유명했던 모양이다. 
바이두 기록에 따르면 일본이 중국을 침략해 약탈해 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