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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여, 그 강을 건너지 마소 … 공, 무도하, 무도하!

 

月晕天风雾不开, 海鲸东蹙百川回。
yuè yūn tiān fēng wù bú kāi, hǎi jīng dōng cù bǎi chuān huí 。
惊波一起三山动, 公无渡河归去来。
jīng bō yī qǐ sān shān dòng, gōng wú dù hé guī qù lái 。” 

 

 

 

달무리 밤안갠 바람에도 짙어져
동해 고래 용트림에 온 강물 넘치고
거대한 파도 일자 산들도 들썩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소, 돌아가소.

 

 

 

 

삶의 한순간 누구나가 건너야하는 강이 있다. 삼도천이다. 이 세상이 아니라 저세상에 있다는 죽음의 강이다. 
어느 날 한순간 한 사람이 그 강을 건넌다. 
아, 평생을 같이 했던 님이다. 사랑인지, 미움인지…, 이제 감정의 이름도 잊은 지 오래다.
그저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그런 감정이다. 정(情)이다.
나도 모르게 달리며 소리친다. 어서 가 팔 잡고 말리고 싶은 데 발은 왜 이리 느린지, 
다시 목청 놓아 소리칠 뿐이다. 

 

 

 

公无渡河归去来!
공무도하! 공무도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소! 건너지 마소!

 

 

 

공무도하公无渡河, 우리 조선의 노래다. 여기서 정은 우리 민족만의 독특한 감정이다.
그 가사를 이백이 썼다. 이백의 '강을 건너는 노래'横江词다. 

 

 

공무도하가는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노래 중 하나다. 일찍이 중국에 전해져 유행했다. 
한나라 때 전해져 당나라까지 수백 년을 이어졌으니 그 노래가 얼마나 중국 땅에서 유행했는지 알 수 있다.
정말 시대를 넘어선 대 히트작이었던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방탄소년단이 비할 바가 아니다.

노래 가사 속 사연에는 우리 조선의 감정이 물씬 묻어난다. 
조선의 나루터 뱃사공 곽리자고가 본 사연이다.
하루는 미치광이 노인이 항아리를 들고 머리카락을 날리며 강으로 달려간다. 강을 건널 셈이다. 
그 뒤를 할미가 쫓는다. 빨리 할배의 팔이라도 낚아채 말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아뿔싸. 
미치광이 할배의 걸음은 왜 그날따라 그리도 빠른지….
할배가 강물 속으로 사라지자, 통곡을 하던 할미는 공후를 가져와 강변을 떠나지 않고 노래를 한다. 
"님아 강은 건너지 마소" 
혼이라도 남기를 바라는 처연함이 묻어나는 노래다.
곽리자고가 본 사연과 들은 노래를 아내 여옥에게 전하니, 여옥이 그 자리에서 노래를 따라 부른다. 
곡과 가사가 어찌나 처연하고 아름다운지 듣는 이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
곡은 이웃집 색시 여용에게, 다시 온 마을과 온 나라에 전해진다.
여옥은 곡 이름을 공후인箜篌引이라 했다.

 

 

 

이백은 이 공무도하가에 분위기부터 잔뜩 잡았다.
달무리 낀 저녁이다. 강가엔 물 안개가 어찌나 짙은지 세상 모든 게 몽롱하고 희미해 보인다.
바람이 심심치 않게 부는데도 이 안개는 걷힐 줄 모른다.
바람에 강물만 소용돌이칠 뿐이다. '저 동해 괴물이 용트림이라도 했나?' 거센 물살에 서 있는 땅이 흔들린다 싶을 정도다. 
그런데 님은 저 강을 건너려 한다. 
어찌나 고집을 부리는지 말릴 길이 없다. 그저 앉아 비파를 들어 노래를 할밖에 … 

 

 

 

​“公无渡河归去来!
清溪非陇水, 翻作断肠流。
qīng xī fēi lǒng shuǐ, fān zuò duàn cháng liú 。” 

 

 

 

님아 강을 건너지 마소.
돌아가소.
이 강 삼도천도 아닌데
단장을 에는구려. 

 

 

 

이백의 다른 시 추포가의 한 구절을 덧붙여 봤다. 칠언과 오언의 형식을 넘어 묘하게 어울린다. 
이백의 시 전체에 우리 조선의 정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