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백잔]외로워 쉽게 감성에 빠진다

2019.03.31 19:56:00

孤生易为感,失路少所宜。

索寞竟何事,徘徊只自知。


외로워 쉽게 감성에 빠진다.

길을 잃으니, 불안이 커진다.

왜 이리 삭막한가?

배회해본 자만 알리니.

 

 

가을 계곡은 한 폭의 산수화다.

형형색색

신이 빚은 물감으로 빛을 낸다.

그런 계곡을 한 노신사가 찾았다.

차림새가 본래 산을 찾은 게 아님을 알게 한다.

혼자 길을 가다 잠시 들린 듯 싶다.

손에 텀블러 속 커피향이 

가을 계곡 속에 더 향기롭다.

 


유종원의 시 '南涧中题'(남자 간 중 제;남 간에서 쓰다)이다.

유종원의 시는 담담한 표현으로,

그림으로 보듯 사실감 넘치게 환경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감정을 표현하면서 은유로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외로워 더 감성적이다."

간단하고 명료하며 직접적이다.

시는 유종원이 귀향을 간 지 

7년이 지난 812년에 쓰였다고 한다.

멀리 타향에서 절경을 보며 잠시 시름을 잊었다가

다시 더 깊은 그리움에 빠져드는 감성이 주변 환경과 어울려져 있다.

소개한 구절은 처음이 아니다.

시작은 절경을 묘사하는 데서 시작한다.

 

 

 


秋气集南涧,独游亭午时。

回风一萧瑟,林影久参差。


가을 물든 계곡을

홀로 오르니  

어느새 한낮

쉬~익 찬바람에

크고 작은 숲 그림자 

춤을 춘다.

 

시인은 처음엔 가슴이 벅차고, 뒤에는 감흥이 더 깊어진다고 했다.

그런데 그 감흥이 그리움과 외로움으로 변해 간다.

환경도 변했을까?

아니다. 

환경을 비추는 시인의 마음이 변했다.

처음 소개한 구절이 잘 보여준다.


감성이 급변하는 것은 외로움 탓이다.

길을 잃으니, 조금 불안해진다.

시인 마음에 비친 풍경도 그렇게 변해갔다.

 

 

 

 

始至若有得,稍深遂忘疲。

羁禽响幽谷,寒藻舞沦漪。

去国魂已远,怀人泪空垂。


첫 풍경에  가슴 벅차고

절경 속 피로도 잊는다.

저 멀리 애달픈 새 울음,

강물 따라 풀잎 떠가네

마음 속 고향은 저 멀리

그리움에 눈물 흐른다.

갑자기 외로워 몰려드는 이 불안, 이 삭막함,

누가 알까?

오직 경험해본 이만이 안다.

그 사람만이 안다.


谁为后来者,当与此心期。 


훗날 다시 이 자리에 
 



송중훈 songjoonghoon@haidongzhoum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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