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 어찌 이리 긴가요. 4

2018.08.09 13:25:26

春风桃李花开日,秋雨梧桐叶落时。 
chūn fēng táo lǐ huā kāi rì ,qiū yǔ wú tóng yè luò shí 。 
西宫南内多秋草,落叶满阶红不扫。
xī gōng nán nèi duō qiū cǎo ,luò yè mǎn jiē hóng bú sǎo 。

 

봄바람 하얀뱃꽃 필 때
가을비 오동잎 떨굴 때
님 떠난 이 곳엔 낙옆만
계단을 뒤덮어 붉지요

 

 

 

 

 

 

 

 

 

 

 

 

 

 

 

 

 

© castleguard, 출처 Pixabay 

백거이의 장한가 마지막 회다.
영원한 그리움의 코드 낙옆에 대한 시구다.

양귀비를 잃은 왕은 계속 피난을 했다
난이 진정되면서 궁궐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양귀비가 죽었던 곳을 지난다.
하지만
무엇이 남아 있으랴.
그녀가 목숨을 끊었을 때 값비싼 장신구가 흘렀지만,
누구도 감히 줍지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 그녀의 죽은 곳을 알리는 표지가 될까 싶었지만,
전란의 혼돈 속에
장신구도 없고,
그녀의 주검도 없다.

 

 

다시 눈물이 흐를 뿐이다.
황제는 그 뒤 삶의 희망을 잃는다.
세상의 시간도 그에게 의미를 잃는다.

바로 소개한 구절이다.
세상에 봄이 와도 그의 궁궐은 가을의 낙옆만 뒹굴 뿐이다.
세상에 가을이 오면 낙옆은 더욱 붉어질 뿐이다.

해가 바뀌는 게 이럴진데, 하루하루야 말할 나위없다. 

 

夕殿萤飞思悄然,孤灯挑尽未成眠。 
xī diàn yíng fēi sī qiāo rán ,gū dēng tiāo jìn wèi chéng mián 。 
迟迟钟鼓初长夜,耿耿星河欲曙天。
chí chí zhōng gǔ chū zhǎng yè ,gěng gěng xīng hé yù shǔ tiān 。

 

저녁 쓸쓸한 궁에
반딧불 날면
불현듯 떠오른 그대
홀로 촛불 켜고 
잠못 들어 하는데
이 밤 
어찌 이리 긴가요,
여름밤
은하수만 반짝이네요.

 

 

 

 

 

 

 

 

 

 

 

 

 

 

 

 

 

 

 

참 한구절 한구절 도저히 버릴 곳이 없다.
천의무봉의 문장이란 이런 것일게다.
"迟迟钟鼓初长夜,耿耿星河欲曙天。"
절로 발음이 절로 입에 착 달라붙는다.

뒤를 잇는게 황제의 한탄이다. 

鸳鸯瓦冷霜华重,翡翠衾寒谁与共。 
yuān yāng wǎ lěng shuāng huá zhòng ,fěi cuì qīn hán shuí yǔ gòng 。 
悠悠生死别经年,魂魄不曾来入梦。
yōu yōu shēng sǐ bié jīng nián ,hún pò bú céng lái rù mèng 。
원앙 기와
차가운 서리만 쌓이고
겨울 비취 이불 
누구랑 덮을까.
생과 사로 헤어진지
해가 넘고
이젠 그대의 혼
꿈에도 못보는구나.

 

 

 

 

 

 

 

 

 

 

 

 

 

 

 

 

실의에 찬 황제를 
어찌 신하들이 두고 볼까.
신하들이 하늘과 저승을 오가는 도사를 데려온다.
도사는 하늘과 저승으로 마치 슈퍼맨처럼 빠르게 날아 다닌다.
그 표현도 기가 막히다. 

 

排空驭气奔如电,升天入地求之遍。 
上穷碧落下黄泉,两处茫茫皆不见。

 

허공을 박차올라
마치 벼락처럼 기를 뿜으며,
하늘을 올라 
순식간에 지구 한바퀴
다 돌아보고
다시 벽뢰처럼 저승으로
온통 암흑 속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네.

 

어찌나 표현이 생생한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싶다.
그리고 도사는 드디어 그녀의 혼이 있는 영산을 찾아낸다.
양귀비의 혼 역시
깜짝 놀라, 옷도 제대로 못추스리고 
뛰쳐 나와 도사를 맞는다.
그리고 쏟아내는 한서린 울음. 

왜 나를 죽도록 했나요?
칠석 장생전에서 
우리 비취 이블을 덮고,
귓 속에 속삭였던 약속은 어찌됐나요?
하늘에서 비익조 되고
땅에서 연리지 되자
그 때
그렇게 
그대가 말하지 
않으셨나요?

 

울며 죽으며 가져온 머리 장신구를 다시 징표로 준다.
그리고 마지막 내뱉는 말; 

 

天长地久有时尽,此恨绵绵无绝期。

 

하늘과 땅은 언젠가 다하겠지만,
이 길고 긴 한은 
언제나 끊을 수 있을까?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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